비가 온다. 망할
비가 온다고 해서 자전거를 못타는 건 아니지만... 자전거가 아무리 나에게 특별할지언정 물건의 속성은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오늘도 자전거를 타지 못할 것이다.
발을 올리고 달리는 그 순간부터 조금식 닳아없어지면서 녹슬어버리는, 참으로 별 것도 아닌 존재가 자전거다. 물론 비싼 가격을 주고 사면 녹슬지 않는 것도 있지만, 그래봐야 조금, 자신의 특별한 두 바퀴 친구와의 이별을 늦추는 정도에 그칠 뿐이다. 영생이라는 게 없는 것처럼.
평생을 같이하고는 싶지만, 그럴 수 없는 자전거. 굳이 두 다리로 땅을 딛지 않고 바퀴로 달려가야한다 묻는다면, 나는 이런 속성때문이라고 대답할 준비를 항상 하고 있다. 방금 가게에서 데려온 파란색이 싱싱한 자전거는, 지금 막 이십 초반에서 중반으로 넘어가는 나를 닮았기 때문이다.
이젠 더 이상 키가 크지도 않고, 허무맹랑한 꿈을 꾸지도 않는 스물 세 살의 나처럼, 내 자전거는 바퀴를 늘려서 탈 수도 없고, 그렇다고 억지로 기어를 떼어내어 경주용 자전거처럼 달릴 수도 없다. 그래서 내 자전거는 나를 닮았다.
참, 슬프면서도 기쁘다. 나같은 자전거라니! 허무맹랑하게 자랄 수는 없지만, 그래도 자전거에게는 아직 달아줄 것들이 남아있다. 멋진 가죽 안장도 있을 것이고, 또 운반용의 작은 바퀴, 아니면 작은 프론트 패니어용 가방이라든지.
나에게도 아직 달아줄 것들은 얼마든지 있다. 기어 수를 늘릴 수도 없고, 키를 키워줄 수도 없는 나에게는 몇가지 선택 사항이 있다. 앞으로 잘 공부한다면 나름 학위도 가질 수 있을 것이고, 또 바리스타가 된다든지, 아니면 지금 하고 있는 번역일을 더 열심히 하면서 자유로운 삶을 산다든지 등.
아직 정해지진 않았지만,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보면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처럼 나도 내 갈 길을 그냥저냥 가려고 한다. 자전거랑 같이 녹슬고, 조금씩 닮아가면서.
아무리 오래되어도 백년을 넘어 살아가는 자전거들이 있는 것처럼, 나와 자전거도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진다. 작지만 너무 큰 꿈.
비가 온다고 해서 자전거를 못타는 건 아니지만... 자전거가 아무리 나에게 특별할지언정 물건의 속성은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오늘도 자전거를 타지 못할 것이다.
발을 올리고 달리는 그 순간부터 조금식 닳아없어지면서 녹슬어버리는, 참으로 별 것도 아닌 존재가 자전거다. 물론 비싼 가격을 주고 사면 녹슬지 않는 것도 있지만, 그래봐야 조금, 자신의 특별한 두 바퀴 친구와의 이별을 늦추는 정도에 그칠 뿐이다. 영생이라는 게 없는 것처럼.
평생을 같이하고는 싶지만, 그럴 수 없는 자전거. 굳이 두 다리로 땅을 딛지 않고 바퀴로 달려가야한다 묻는다면, 나는 이런 속성때문이라고 대답할 준비를 항상 하고 있다. 방금 가게에서 데려온 파란색이 싱싱한 자전거는, 지금 막 이십 초반에서 중반으로 넘어가는 나를 닮았기 때문이다.
이젠 더 이상 키가 크지도 않고, 허무맹랑한 꿈을 꾸지도 않는 스물 세 살의 나처럼, 내 자전거는 바퀴를 늘려서 탈 수도 없고, 그렇다고 억지로 기어를 떼어내어 경주용 자전거처럼 달릴 수도 없다. 그래서 내 자전거는 나를 닮았다.
참, 슬프면서도 기쁘다. 나같은 자전거라니! 허무맹랑하게 자랄 수는 없지만, 그래도 자전거에게는 아직 달아줄 것들이 남아있다. 멋진 가죽 안장도 있을 것이고, 또 운반용의 작은 바퀴, 아니면 작은 프론트 패니어용 가방이라든지.
나에게도 아직 달아줄 것들은 얼마든지 있다. 기어 수를 늘릴 수도 없고, 키를 키워줄 수도 없는 나에게는 몇가지 선택 사항이 있다. 앞으로 잘 공부한다면 나름 학위도 가질 수 있을 것이고, 또 바리스타가 된다든지, 아니면 지금 하고 있는 번역일을 더 열심히 하면서 자유로운 삶을 산다든지 등.
아직 정해지진 않았지만,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보면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처럼 나도 내 갈 길을 그냥저냥 가려고 한다. 자전거랑 같이 녹슬고, 조금씩 닮아가면서.
아무리 오래되어도 백년을 넘어 살아가는 자전거들이 있는 것처럼, 나와 자전거도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진다. 작지만 너무 큰 꿈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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